한성외고

선도부실 안은 거센 매질 소리만이 가득 들어찼다. 제헌은 그 강한 매를 맞는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. 재희는 그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면 여겼지, 기특해하거나 기꺼워하지 않았다. 내 밑에서 일 년이나 구른 놈이 고작 이걸로 무너지면... 어디 가서 내 후배라고 하면 안되지. 재희는 제 바로 밑 직속 후배를 엄격히 키우는 편이었다. 다른...

Chupar; (타동사): 1.빨다 2.입이나 혀로 적시게 하다 3.흡수하다

이레는 정말 하늘에 맹세코, 자신이 최선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다. 정말로 최선을 다했었단 말이다. 분명 그렇게 말할 생각이었다. 이곳에서 뜻밖의 인물과 삼자대면을 하기 전까지. - 사건의 발단은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. - "...그, 저기..." 우물쭈물대는 소심한 목소리가 멀리 뻗어나가지 못하고 발화자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. 나는 선도부다....

기합은 모두가 체력이며 정신력이며 빼어나다고 공인하는 은성까지 처참하게 무너지고서야 끝이 났다. 다들 서있는 것조차 간신히 하고 있는 게 눈에 잘 보일 정도로 지쳐있었다. 그렇다고 그들에게 주어진 벌이 모두 끝난 건 아니었다. 서휘가 제 앞에 일렬로 단정히 선 후배들을 주욱 훑었다. 고개도 쉬이 못 들 정도로 지쳐있는 꼴이 거센 조류에 휩쓸려 이리저리 흔들...

여즉 단상에 태평하게 앉아있는, 정확히는 두 다리 편히 뻗고 앉아있는 선우연과 그 중 한 쪽 다리를 베고 누워있는 현지호는 제 친구를 도와줄 생각은커녕 일어날 생각조차 없어보였다. 서휘는 그 꼴을 보고도 고개는 저을지언정 도와주라거나, 그러고 있을 거면 나가라는 말 같은 건 구태여 하지 않았다. 그런 말 해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. 대신...

첫째 채은성 (11세) & 외동 최민혁 (10세)

"은성아." "..." 어머니 앞에 다소곳하게 무릎 꿇고 앉아있어도 은성의 낯은 여전히 뚱했다. 그 표정을 감출 재간이 없어서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.

막내 설지훈 (9세)

"야, 나 연습 다 했어. 나와." "나도 게임할 거야...!" "설지훈, 나오라고 했다." "...형은, 형은 맨날 하잖아. 형 맨날 게임해서 멍청," 아! 지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날카로운 비명이 방 안에 울려퍼졌다. 재원이 지훈의 어깨를 밀쳐 바닥으로 내동댕이 친 탓이었다. 지지해줄 등받이나 팔걸이가 없는 보조의자에 앉아있던 탓에 지훈은 히마리 없...

구독자 300명 기념 외전

현 삼학년이 일학년이던 시점(12월)의 외전입니다. 광활한 공간에 적막만이 흘렀다. 혈기왕성한 남학생이 스무명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. 두 줄로 열 맞춰 선 이들의 자세는 하나같이 흠 잡을 데가 없었다.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뒷줄에 선 이들과 달리 앞줄에 주욱 늘어선 이들의 왼뺨이 죄 붉었다는 것 정도. 그러나 그 중 누구도 얼얼...

축구가 남고생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

둘째 여다인

“…형.” 제 형의 손길을 가만히 받던 다인이 조심스럽게 다원을 불렀다. 그때까지도 다인의 눈에는 닦지 못한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었다. “응.” “저 이제, 괜찮아요. 잘 맞을 수 있어요.”

둘째 여다인

이 글에 등장하는 여다인은 한성외고 기획부 차장 여다인입니다. 이 글은 한성외고 외전 격으로, 본편 1,2편 에피소드의 뒷이야기입니다. 구매 시 참고 바랍니다.